3학년을 어떻게 보냈는지 상세하게 적어두었던 고3 때의 일기입니다. 혹시 저처럼 홀로 비실기를 준비하는 일반고 학생이 있다면 도움이 되기 바라는 마음에 적어봅니다.
 

 
 
 

1월

방학 보충이 시작됐습니다. 으쌰으쌰 열심히 노력하는 분위기에 휩싸여 학교 자습실에서 친구들과 온라인 강의를 들었습니다. 이제 막 시작한 단계라 내가 잘하고 있는지에 대한 감각이 없었습니다. 하루 종일 앉아서 외우고 강의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1년 전체 계획도 세워보았습니다.
제가 고3이었을 때는 홍대 수시 기준, 수능 최저 등급이 3과목 평균 3등급 이내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시간이 가장 오래 걸리는 수학을 포기하고 나머지 3과목에 집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국어는 나비효과 인강과 유료 문법 강의로 마무리 / 영어는 단어, 듣기, 빈칸 문제를 열심히 공부 / 탐구는 개념 강의를 들으며 보냈습니다.
 
 

2월

이 시점부터 본격적으로 실기 학원에서 빡세게 그림을 그렸습니다.
금요일 오후와 주말에는 하루 종일 학원에 머무르면서 휴일이 사라져, 점차 생체 리듬이 깨지기 시작해 조금 힘들었습니다.
공부는 1월과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하였으며, 방학 목표로 설정한 탐구 개념 인강과 국어 '나비 효과'를 완료하였습니다. 또한 국어 문법도 인강과 교재를 복습하며 마무리하였습니다.
 
 

3월

국어는 유형별로 모의고사 기출 문제를 모아서 풀었습니다. 3월까지는 비문학에 집중했습니다.
3월 모의고사에서 영어 성적이 좋게 나와서 영어는 비중을 점점 줄이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영어 성적이 떨어지기 시작해 힘들었습니다.) 탐구는 EBS 수능특강을 시작했습니다.

실기는 그림 실력이 늘지 않는 것도 힘들었지만,
생체 리듬이 깨지는 것이 더 힘들었습니다.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을 학원에서 지내다 보면 월요일엔 힘들어서 계속 누워 있게 됩니다.

3월부터는 무기력증에 빠졌던 것 같습니다. 이 일로 휴일과 생활 패턴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다시 고3으로 돌아간다면, 생활 계획표부터 세웠을 것입니다. 월요일 오후는 반드시 쉬는 시간으로 만들었을 것이고, 잠도 줄이지 않았을 것입니다. 잠을 줄여도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었습니다. 그 시간에 핸드폰을 하지 않는다면 좋겠지만, 저는 정시러가 아니었으니 그냥 충분히 자고, 핸드폰을 끊고 맑은 정신으로 나머지 시간에 공부하는 것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4월

내신 대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공부에 힘썼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미술 학원 눈치를 보느라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실기 학원을 빠질 거라면 책임지고 과감하게 빠지고, 실기를 할 거라면 집중해서 열심히 하는 태도를 가져야 하는 것 같습니다.
 

 

5월

다시 수능공부에 집중했습니다. 국어는 꽤 안정권을 유지해서 하던 대로 기출 유형별로 정리해놓은 거 풀었고 EBS 수능특강까지 끝냈습니다. 영어는 EBS 수능특강을 복습하면서 나머지 뒷부분 시작했습니다. 가능하다면 5월 달까지 수능특강을 끝내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탐구는 수능특강 2번 보는 걸 목표로 계속했고 기출문제를 풀기 시작했습니다.
 
 

6월

마지막 내신 준비였습니다. 생활과 윤리에 정말 많은 시간을 투자했는데 성적이 오르지 않아 힘들었습니다. 평소 저희 학교 답지 않게 경쟁이 치열했습니다. 만족스럽지 않은, 중간까지 떨어진 성적으로 3학년 기말을 마쳤습니다. 이때 성적이 많이 떨어져 실기를 했던 것을 후회했던 것 같네요.
내신 준비를 하면서 국어 EBS 수특이랑 영어 수특을 끝냈습니다. 2-3번 정도 봤습니다. 탐구도 수특을 오답 정리까지 끝내두었습니다.

 
 

7월

내신 시험이 모두 끝나고 이때부터 생기부 마감 준비를 해요. 3학년때라도 독서 꼼꼼하게 챙기고 동아리 활동이라도 간간히 해줬어요. 빈칸으로 남기는 것보다 간단한 얘기라도 뭔가 적혀있는 게 좋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남은 100여 일 시간 계획 잘 세우고, 이때까지 하던 패턴과는 다르게 학교 내신을 전혀 상관 안 하기 때문에 다 내 시간으로 만들어야 해요. 저는 하루 종일 자습하는 패턴에 적응하는 게 오래 걸렸어요. 그리고 더 게을러지기도 했고요. 이때부터 시간을 진짜 진짜 잘 보내야 해요. 시험이 끝나면 다들 노트북 들고 와서 자소서를 쓰기 시작해요. 저도 여름방학부터 미술활동 보고서를 준비했습니다. 그냥 실기 준비하던 학원에 미활보 잘 봐주시는 선생님이 계셔서 일주일에 한 번씩 남는 시간에 준비했습니다. 사실 이때는 아직 뭘 몰라서 미활보가 그렇게 중요한지 모르고 실기랑 공부에 더 집중했습니다.
미활보 같은 서류 준비는 여름방학 때부터 딱 집중해서 하면 충분한 거 같아요. 학교 미술 선생님이나 학원에서 잘 봐주시는 선생님께 첨삭, 조언 부탁드리면 될 거예요. 저도 두 분한테만 보여드렸어요. 그리고 방학 전까지 '홍익대 미대 합격의 기술(2021)' 책을 꼭 읽어놓으세요. 솔직히 그 책 한 권으로 진짜 다 끝낼 수 있어요. 그 책에 있는 선배들의 후기 같은 걸 보면서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꼼꼼하게 계획을 세우시길 바라요. 일단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게 기본인 거 같고요!
 

 

8월

미활보 쓰는 방법

1. 기본적으로 누구나 다 하는 방법이지만 그래도 자세하게 적어볼게요! 우선 생기부를 읽으면서 미술 관련 활동에 밑줄을 그어보세요. 세세하게 인내심을 가지고 읽어야 해요. 그리고 그중에 10개를 뽑아보세요. 교내 공식 활동이 제일 우선. 그다음이 교내 비공식 활동이나 교외 공식 활동. 저는 교내 공식만 쓰면 너무 평범할 거 같아 생기부에 없지만 개인적으로 했던 특별한 활동을 쓰기도 했어요.
2. 그리고 이제 길이 상관없이 쓰기 시작하는 거예요. 느낀 점이 반드시 꼭 들어가야 하고 평범한 내용이라도 나만 특별하게 느낀 점이 있다면 그거에 중점을 두고 쓰는 것도 좋을듯해요. 마지막 종합란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쓰는 거예요. 콘셉트는 다 다르게 잡더라고요 어떤 사람은 자신이 생각하는 좋은디자인에대한 얘길 하기도하고, 어떤사람은 앞에서 썼던 내용을 종합해서 궁극적인 꿈에 대해 쓰기도 하고. 자신이 꼭 해야 하는 이야기를 열심히 생각해 보시고 쓰시길.
3. 이렇게 내용을 다 썼다면 글자수를 줄이면 됩니다. 홍대는 바이트로 계산하니까 주의하시고요!
저는 한 번에 여러 가지를 못하는 타입이라 방학 때 미활보랑 실기에 집중하다 보니 공부에 많이 소홀했어요. 미활보가 확실히 시간을 잡아먹긴 하는데 저는 이동하는 지하철이나 자기 전, 학교 쉬는 시간 같은 때 조금씩 수정하는 식으로 시간을 아껴보려고 했어요. 아니면 하루종일 미활보만 써보는 것도 좋아요. 지쳐서 공부가 하고 싶어 지거든요.
방학 때까지 국어는 계속하던 대로 했고요. (시간에 쫓겨서 EBS인수 안 했어요) 영어는 수특부족한 부분 한번 더 보고 인터넷수능 1을 풀었어요. 탐구에 시간을 가장 많이 들였어요 기출을 1번씩 돌렸고 수특을 오답정리암기까지 완벽하게 끝냈어요! 특히 한국지리는 방학 때 기출을 2번 돌리는 걸 목표로 했어요.
 
 

9월

드디어 원서접수하고 서류제출하는 기간이에요! 2학기 시작하고 나선 정말 정신없습니다. 반친구들 각각 접수시기부터 면접이나 서류제출 종류, 시기가 다 다르거든요. 그리고 누가 어떤 학교를 쓰고 추천서를 누가 받고, 이런 소문도 돌아서 어수선해요. 저는 방학 때부터 미활보작성을 시작해서 마감날까지 계속 고쳤어요. 아마 다들 그럴 거예요.
막바지엔 문장다듬고 매끄럽게 연결하고 단어신경 쓰고, 그런 식으로 아주 꼼꼼하게 수정해서 보냈어요. 이렇게 하는 게 필수는 아니지만 최대한 학생답고 성실해 보였으면 했거든요.
 
 

10월

10월 초에 중간고사가 있어요. 공부는 안 했지만 혹시 재수하거나 정시 쓸지도 모르니까 시험은 최선을 다해서 끝까지 풀려고 노력했어요. 수시 다 떨어져서 생각도 안 했던 정시 쓰는 친구들 주변에 실제로 있으니까 중간고사는 열심히 보시길!
그리고 10월은 진짜 오로지 공부만 하는 기간.
이때 저희 학교는 분위기가 정말 안 좋았습니다. 같이 야자하고 수능공부했던 친구들 중에서 포기하는 친구들이 나오거든요. 이미 늦었다고 말하면서 하루종일 핸드폰하고 잠 자기시작하는데 옆에서 같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요. 저도 스멀스멀 이미 늦은 거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멘탈 관리하기 힘들었습니다.
저는 이때부터 영어 모의고사 하루에 1개씩 풀었는데, 그 덕분에 수능에서 등급 올랐어요. 그리고 EBS인수 2번씩 풀었고요 수능완성 1번 풀었어요 국어도 모의고사 일주일에 3개는 풀었던거같아요. 수능완성 다 풀었구요 국어는 다른 과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복이 없어서 조금 소홀히 했던 거 같네요. 사탐은 이때 마더텅문제집 끝냈고 수능완성 2번씩 돌렸어요. 사탐은 문제 풀이만 하듯이 쭉쭉빠르게 풀었어요. 읽어야할 자료만 빨리 읽고 넘겼던거같네요. 저는 그냥 마지막까지 밀린게 너무많아서 허겁지겁하느라 바빴습니다.
 

 

11월

이 때 일일 계획표를 안 쓰고 남은 할 일들을 전체 다 써서 매일매일 지워나갔던 기억이 나네요 영어랑 국어는 거의 매일 모의고사를 풀면서 시간배분 연습을 했어요. 실전처럼 모르는 게 있을 땐 어떻게 해야지 이런 식으로 시뮬레이션을 하면서 모르는 문제를 포기하는 연습을 했던 거 같아요.
그리고 수능 시간에 맞춰서 생체리듬을 바꿨어요. 아예 등교해서 하교할 때까지 매일매일 수능 당일처럼 보냈습니다. 오전에 국어 풀고 밥 빨리 먹고 조용한 미술실 가서 영어 듣기하고 사탐 풀고 채점했습니다. 이때 거의 점심을 안 먹었던 거 같네요. 하지만 이 방법을 통해 점수를 가장 많이 올리기도 했습니다. 정말 추천합니다.
영어 문법은 너무 불안하고 시간은 없고 그래서 올해 연계교재 중에 모든 문법문제를 모아서 풀고 작년 모의고사 중에 문법문제를 골라서 풀었어요, 너무 급해서.
탐구는 최근 3년 모의고사 중에서 고난도문제들만모아서 복습하고 인강참고하고 했어요. (이때 EBS에 최종수능대비?이런식으로 고난이도문제들만 뽑아서 다시 설명해 주는 짧은 강의가 열려요.) 연계 교재들도 모두 모아서 여러 번 틀린 문제들을 자르거나 요약정리해서 오답노트를 만들었어요.
사실 저는 수능전날까지도 복습하려고 프린트해 놓은 연계교재를 가지고 씨름했는데요, 8시쯤? 인가 우연히 EBS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인강선생님들께서 응원 동영상을 찍으신 걸 봤어요. 그때 최태성 선생님이 수능전날 컨디션조절을 하고 일찍 자라고 하시더라고요.다 아는 얘기지만 막상 수능 전날이 되면, 욕심이 생기거나 불안하거나 해서 잠을 일찍 못 자게 되더라고요. 저도 그날 12시까지 공부하다가 잘 생각이었는데 그 동영샹을 보자마자 뭔가 꼭 그렇게 해야 할 것만 같았어요. 그래서 짐을 싸서 바로 집에 가서 씻고 꼭 봐야 할 것들만 3-40분 보고 잠들었어요. 이날 낮잠을 꾹 참아서 피곤했거든요 그래서 바로 잠들 수 있었어요.
저는 이 컨디션조절 덕을 봤어요. 실제로 수능에서 인생 최고점을 받았습니다. 생각보다 컨디션관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고 생각해요. 전날은 꼭 일찍 잠드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면접 준비하는 법

수능이 끝나면 3주 뒤에 홍대 *면접*이 있어요. 저는 학교선생님과 학원선생님과 함께 면접을 준비했어요.
면접은 15분 정도로 진행되는데 대기실에서 풀었던 문제에 대한 문답과 생기부+미활보 관련 문답으로 이루어져요. 보통 문제 풀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많다 보니 생기부+미활보 관련 질문은 몇 개 없었습니다. 그래서 면접 준비자가 준비해야 할 항목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생기부 질문 대비
2 미활보 질문 대비
3 미술사 관련 문제풀이 대비
4 드로잉 관련 문제풀이 대비
5 면접 전체적인 예의에 대한 연습
저도 실제로 이런 식으로 항목을 나눠 필기해 가면서 준비했어요. 우선, 생기부와 미활보 질문을 대비하는 건 어렵지 않아요. 생기부를 읽고 미술관련된 활동에 밑줄을 친 뒤, 부가적인 설명을 적어보세요. 그리고 독서활동이나 다른 특색 있는 활동들에 대해서 설명할 준비를 해두면 됩니다.
미활보 관련 질문은 각 활동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그 연장선상에서 꿈에 대한 질문도 할 수 있고 관련 작가라던지, 그 분야에 대한 내 생각이라던지 다양한 걸 질문받을 수 있어요. 평소에 좋아하는 작가나 미술에 대한 내 생각 같은걸 미리 고민해 보면 좋아요. 그리고 생전 처음 받아보는 질문도 여러 번 그런 상황에 닥치면 대답할 수 있으니까 자꾸 면접연습을 해봐야 해요. 학교 선생님과 자투리시간에 5분이라도 연습하는 게 가장 좋겠죠. 저는 혼자 예상질문을 쓰고 그에 대한 답변을 하면서 관련 자료나 사진을 찾아보는 식으로 대비했습니다.
미술사 관련 문제 풀이와 드로잉 관련 문제풀이는 홍익대학교 입시요강이나 설명회에 가면 주는 안내책자에 공개되어 있어요. 그리고 이건 제가 이런저런 말을 하기보단 <서병수의 입학사정관제로 미대 가기> 책을 읽어보면 어떤 식으로 준비해야 할지 알 수 있을 거예요. (최신판은 <홍익대 미대 합격의 기술(2021)>이라고 합니다.)
우선 미술사를 100%다 공부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없애셔도 됩니다. 미술교과서 조금 두꺼운 걸 골라서 3번 정도 읽으시면 기본 지식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건 미리미리 해두면 좋겠죠, 2학년 때 틈틈이 공부하시고 미술교과서 읽어두시는 게 제일 좋을 것 같아요. 저는 몰라서 미리 준비를 하지 못했습니다.
드로잉 관련 문제 풀이는 사실 순발력 있는 드로잉 센스는 3주 만에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그저 점선면 율동반복과 같은 조형요소와 조형원리를 잘 생각해 가면서 그려나가는 게 기본이라는 것만 말씀드릴 수 있을 거 같네요.
다 쓰고 나니 책 홍보글 같은데 절대 후원받거나 홍보글 아닙니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예비고3학생들에게 1년의 가이드라인을 심어줄 정보가 잘 들어있어서 추천하는 거예요. 파이팅 하시기 바랍니다!
 
 

 
고등학생때 썼던 일기를 옮겨 말투가 매끄럽지 못합니다. 조금씩 수정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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