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에는 사진 기술이 보편화되어 우리는 원근법에 익숙하지만, 인간이 풍경을 눈에 보이는 그대로 똑같이 그리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원근법은 르네상스 시기에 본격적으로 발명되었다. 의외로 원근법의 역사는 채 600년밖에 되지 않았다.

 

 

 

1. 고대 이집트와 원근법

고대 이집트 벽화는 원근법이 적용되지 않은 평면화이다. 보통 이집트 화가들이 그림을 잘 못 그려서 이렇게 납작하게 그린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이집트의 조각을 보면 인체의 비율에 정확히 맞춰 표현된 것을 보면 화가들이 입체감이 없었다고 보기 어렵다.

이집트인들은 죽은 후 사후 세계에서 영원한 삶을 산다고 믿었다. 때문에 이집트 미술은 현실 속의 사건과 인물이 사후세계에서도 영원히 지속되도록 그리는 것이 중요했다. 화가들은 원근법보다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중요시 여겼고, 모든 대상을 각각의 부분적인 모습으로 분해해 가장 잘 보이는 방향에서 그리게 되었다.

egypt-art-king-tut-with-gods

 

 

2. 중세 미술과 원근법

중세는 로마 멸망 후부터 르네상스가 오기 전 1000년을 말한다. 기독교가 모든 영역에서 가장 영향력을 발휘하던 시기로 예술에 대해서도 규제가 심하고 사회적 분위기가 엄격했던 특징이 있다. 중세 그림은 문자를 대신해 글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신의 뜻을 가르치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되었다. 때문에 대부분의 그림은 성경의 내용을 담았는데, 중요하고 상징적인 인물을 크게 그리고 중요하지 않은 것은 작게 그렸다. 인물이 여러 명 등장한다면, 성경의 내용을 기준으로 중요한 순으로 가운데로, 크게 배치되었다.

The-Middle-Age-art-치마부에-여섯 천사에 둘러싸인 성모자

 

 

3. 르네상스와 원근법

르네상스는 중세와 달리 신 중심의 세계관에서 인간 중심의 세계관으로 바뀌던 시기였다. 인간다움을 중시하며 신보다 개인, 나 자신의 의미에 집중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림을 그리는 이와 가까운 사람은 크게 묘사하고 멀리 있는 것은 작게 묘사하기 시작했다. 이 덕분에 개인의 시선이라는 개념이 생겨나게 되었고 자아 형성과 근대적인 사상을 가져오는데 영향을 끼쳤다.

The-Renaissance-art-Masaccio-Holy Trinity

 

소실점을 사용한 과학적인 선원근법은 1410년 경 건축가 브루넬리스키가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알려져 있다. 브루넬레스키는 두오모 광장에서 거울과 그림을 이용해 원근법을 증명하는 실험을 했다. 그에게 원근법의 원리를 배운 마사초는 성당에 벽화를 그려내는데,

현존하는 최초의 원근법 그림은 마사초의 <성 삼위일체>(1426년 경)이다. 그는 정확한 소실점을 위해 못과 끈을 이용해 그림을 그렸다. 이 그림의 분홍색 아치와 격자무늬 돔형 천장을 따라 선을 그으면 실제로 하나의 점에서 모인다. 또한 실제 이탈리아 성인 남성의 평균 키를 고려하여 소실점의 눈높이를 설정했고, 당시 처음으로 원근법이 적용된 그림을 본 사람들은 마사초가 교회 벽에 실제로 구멍을 냈다고 착각했다고 한다.

 

 

+ Recent posts